글쓰기

글쓰기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그리고 글을 쓰면 더 나은 삶을 살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믿음으로 글을 다시 쓰려 한다. 규칙은 매일마다 쓰는 것. 이 글은 오로지 나를 위해 쓰는 글이며 따라서 읽는 독자도 나뿐이라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그럼에도 글을 공개하는 이유는 혹시 모를 피드백이나 글을 통해 얻게 되는 기회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글은 아주 솔직하게 쓰려고 한다. 세상에 온전히 보여지고 싶은 마음은 묻어두고 내가 살았던 하루를 있는 그대로 담아보려고 한다. 이후의 내가 이 글을 읽고 나를 더 잘 알길 원한다. 그래서 했던 실수는 반복하지 않고 좋았던 습관들은 더욱 나에게 남길 기대한다.

 

 사람과 관계

 최근 나에게 던저진 화두는 바로 사람과 관계다. 사람은 어떤 존재이며 관계는 무엇인가를 많이 생각했다. 나는 늘 사람이 어려웠다. 그러니 관계를 이해하는 것은 더 어려웠다. 사람이 일차방정식이면 관계는 삼차방정식쯤 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다시 창업을 하며 사람들과 많은 대화와 의견충돌을 겪게 되었다. 왜 이렇게 다투는 것일까. 만약 내가 특정 한사람과만 다툰다면 문제는 그 사람에게 있겠지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많은 사람과 다투는 사람이었다. 이로인해 문제는 나에게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왜 이렇게 다투는 것일까. 나에게 의사소통은 오로지 정보전달의 목적이었다. 물론 깊은 관계안에서는 농담을 하기도 하고 가벼운 대화를 하지만 그럼에도 모든 말에는 모순이 없어야만 옳다고 느꼈다. 그런데 사람의 말이라는 것이 늘 일정할 수 없다. 어제 말했던 것과 오늘 말했던 것이 다를 수 있고 방금 이야기한 것과 아까 이야기한 것 조차도 다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이것을 용납하지 못했다. 나에게 말은 "판결문" 또는 "계약서" 같은 것이어서 단어와 문장의 일치가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그런데 말은 그런게 아니었다.

 말은 무엇인가? 말은 감정의 표현이다. 우리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말과 대화에도 그것이 담기기를 원한다. 하지만 내가 최근에 느낀점은 사람의 말은 이성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다는 것이다. 단지 논리적인 느낌을 전달할 뿐이다. 만약 팀원과의 대화에서 "포장 디자인을 변경하면 매출이 줄어들 것이다." 라고 이야기 했다고 하자. 그럼 이야기한 사람은 "포장 디자인 변경"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것이다. 예를 들면 "고객들이 기존 제품을 낯설게 느끼게 되고 익숙한 것을 선택하는 사람의 심리" 를 근거로 위 문장을 설명하려 할 것이다. 우리는 문장의 근거가 있기 때문에 논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발견한 것은 결국 화자는 "낯설게 느끼게 되고 익숙한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느낀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이 그렇게 움직일지는 모른다. 다만 그렇게 느꼈을 뿐이다. 물론 이에 관련된 연구자료를 찾아서 논리를 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마찬가지로 반대가 되는 사례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결국 우리는 논리적이라는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주장과 근거의 도구를 선택해서 말로 표현할 뿐이다. 

 이런 관점으로 대화를 진행하면 다툼을 줄일 수 있다. 왜냐하면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으로서 같은 현상을 보고도 다르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논리적인 느낌의 의미전달이라고 한다면 하나의 현상을 다르게 느낄 수 있음이 인정이 된다. 느낌이라는 추상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상대방이 "이렇게 하면 효율이 떨어진다" 라는 말은 "나는 이렇게 하면 효율이 떨어진다고 느껴"로 들리게 되고 그렇게 느끼는 이유에 대해 한번 더 물어볼 수 있게 된다. 비난 혹은 비판의 말은 단지 자신의 느낌과 감정의 표현일 뿐 내가 진행하는 방식이 정말 효율을 떨어뜨리는 지는 한번 더 재고해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