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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비참해 질 것인가 창피해 질 것인가

by 김개발자 2023. 3. 8.

오전

  12시간동안 물 한잔도 마시지 않고 일을 하는 워커홀릭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보게 되었다. 식사는 고사하고 화장실 심지어 물 한잔도 마시지 않고 일하는 대표님에 대한 글이었다. 그 글을 읽으면서 나는 창업에 맞는 사람인가를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일 중독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이 창업이라서 시작했지만 모든 일이 재미있지는 않다. 하고 싶은 일 뿐만 아니라 해야하는 일도 많다는 뜻이다. 그런 나에게 창업이라는 것이 맞는 옷일까.

  이번 주는 고향집에 내려와서 일을 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일을 하려고 준비하는 모습을 어머니께서 보시고는 “어디에 메이지 않고 일하는게 좋네~” 하셨다. 메이는 것. 메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직장에 소속되어 주어진 일, 공동의 규칙을 지켜 사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 삶도 참 멋지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어딘가에는 메여야 하는 존재가 아닌가.장사하시는 분들은 손님과의 약속에 메인다고 말한다. 즉, 몇시부터 몇시까지는 손님이 없어도 그 시간을 지켜야 하는 것이 그것이라고 말한다. 그럼 나는 어떠한가? 정말 메여있지 않는 삶을 살고 있나.

  오늘은 일을 좀 많이 해보려고 한다. 핑계없이 할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난 후의 기쁨. 지루함을 견디고 다른 동료들을 위해 내가 맡은 바를 끝까지 수행해 나가는 기쁨을 느끼고자 한다.

 

잠들기 직전

  오늘도 반성한다. 오늘 하루를 정말 치열하고 열심히 살았는가 물어봤을 때, 그렇다라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중간중간 시간을 낭비했었고 그것을 인지하고서도 멈추지 않았다. 무엇이 문제인가. 사실 문제가 무엇인지는 알고있다. 스마트폰. 이거 하나를 동제하지 못해서 나의 귀중한 시간을 망치고 있었다. 스마트폰이 주는 도파민을 끊지 못해서. 무엇이 우리의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가는 그 요소에 대해 묵상했을 때 드는 기분으로 구별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보내는 나, 열심히 일을 하는 나, 운동하는 나를 묵상해보면 기분이 좋다. 생각만해도 뿌듯하다. 반면에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쇼츠를 계속 넘기는 나, 인스타 피드를 넘기는 나, 네이버 뉴스를 보는 나를 생각하면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 재미나 흥미도 느껴지지 않는다. 즉, 우리의 인지영역에서 어떤것도 기대할만한 것이 없는 행동에 시간을 잡아먹히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야한다. 이걸 하면 어떨까, 어떤 기분일까, 어떤게 좋을까. 

 

스마트폰 사용량 기록

  이제는 슬슬 시작해야한다. 매일 하루에 얼마나 사용했는지 기록하고 피드백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안좋은 습관을 고쳐나가야 한다. 이걸 밝히는 것이 참 부끄러운 일이다. 성인이 한참 지난 내가 아직 이 습관 하나를 통제하지 못해서 이러는 모습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것이 창피하다. 그런데 이 모습을 고치지 못하고 더 나이든 내 모습을 상상하면 창피함을 넘어 비참해질 것 같다. 언젠가는 나도 부지런하겠지, 언젠가는 나도 무언가를 이루겠지 하며 스스로에게 동기를 부여했던 것이 모두 거짓말이 되어 버릴 것 같은 마음에 두렵다. 인지적으로, 의식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지 않으면 나는 퇴화할 뿐이다. 진심으로 퇴화하지 말자. 스스로를 파괴하지 말자.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지 말자. 불편함과 고통과 손해와 지루함과 스트레스의 영역에 머무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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